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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2에 삼각대를 물리고 나홀로 출사를 나간적이 있습니다.

전 여러사람이랑 같이 다니는 것 보다는 혼자 다니는게 편합니다.

혼자 다녀야 생각도 좀 하고 시간과 동행인에게 방해을 주지 않고 피사체를 오래 들여다 볼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방태산으로 나홀로 출사를 나갔습니다.

여러 사람들이 오셔서 촬영을 하고 계십니다.

한 단체에 계신 분이 저를 한참을 처다 보십니다.

혼자서 열심히 촬영하고 있는 제모습을 보고 기특했는지 아니면 불쌍해 보였는지 여러가지 지도를 해주십니다.


"거 화소가 얼마나 되요?"

"460만화소인데 일반 DSLR 천만화소 좀 넘는 정도 이라고 합니다."

"에이 그거 가지고 어떻게 사진을 찍어?"

"..."


주요 논지는 그런 작은 카메라로 찍어서 뭐 잘 나오겠냐라는 것이 었습니다.

자랑이라도 하듯 목에 걸린 본인의 카메라를 막 들이 대면서 말씀을 하십니다.

말싸움을 하기 싫어 


"저는 취미로 사진생활을 하기 때문에 이정도도 괜찬아요"라고 말씀을 드리고 그 자리를 뻐져 나왔습니다.




삼각대에 올려 놓으니 가분수 느낌이 납니다.

집에와서 생각해보니 갈수록 부아(?)가 치미네요. 아직 도를 더 닦아야 할것 같습니다.

서로의 사진을 볼 수 없으니 저보다 훨씬 실력이 있는 분이라 생각을 하고 싶습니다.


요즘도 가끔 보는 영화가 있습니다.

'카사블랑카'라는 제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흑백영화입니다.

당연히 화질도 많이 떨어집니다.

잉글리드 버그만이 카사블랑카에 있는 릭의 카페에서 As times go by라는 노래를 불러달라고 하는 장면을 보면 아직도 가슴이 시리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영화를 보고 감동을 하는건,

THX 사운드와 사람이 볼수 있는 시야만큼 큰 IMAX 영화의 화질 때문에 감동하는 건 아닙니다.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컨텐츠 때문에 감동을 합니다.


카메라는 도구입니다. 당연히 더 좋은 도구가 있고 좀더 떨어지는 도구가 있지만

사진을 보는 일반 사람들은 뭘로 찍었는지 궁금해 하질 않습니다.


"사진 느낌이 있어 좋다" "사진이 뭔가 말하려는 것 같은데 잘 모르겠네"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지

"야~ 뭘로 찍었어?" "렌즈는 뭘 쓴거야?"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찍은 사진은 거실에  10R 사이즈로 걸려 있습니다.

이 정도 출력을 해도 전혀 문제 없는 저에게는 참 좋은 사진기 입니다.


결론...


자기가 사용하는 카메라가 가장 좋은 카메라입니다.

사진이 잘 안나오는건 카메라 때문이 아니라 사용자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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